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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16z의 미디어, 제품 빌더의 애플

1. 반복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2. 제품 빌더의 애플
2026년 4월 24일 금요일
실리콘밸리의 거대 벤처캐피털 앤드레센호로위츠(a16z)는 최근에 또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파할 미디어 투자에 나섰습니다. 이들의 이런 미디어 투자기는 실패를 반복해 오기도 했는데요. 

소셜미디어 엑스(X)를 기반으로한 미디어를 만든 이유를 우선 살펴보고요. 왜 세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벤처캐피털도 미디어 사업은 성공시키기 어려운지를 짚어봅니다. 

이어서 새로운 CEO 선임이 왜 '제품 빌더의 애플'이 되는 방향인지를 살펴봅니다. 하드웨어와 칩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확장은 무슨 의미인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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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 #미디어 #마크앤드리센
1. a16z는 왜 또 미디어에 투자할까?
반복된 미디어 실패와 계속된 레거시 비판 속에서
a16z의 공동 창업자이자 파트너인 마크 앤드리센은 테크 산업에 대한 과거의 예측으로 유명하죠. 특히나 세상을 소프트웨어가 잡아먹을 것이라는 유명한 이야기로 실리콘밸리를 넘어선 비즈니스 세계 전반에서 그의 입지는 확고히 구축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유독 약한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미디어 산업에 대한 예측입니다. 그는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와 그 산업을 가열차게 비판하면서 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미디어에 대한 투자를 물색하거나, 직접 미디어를 세웠습니다. '테크'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그 밝은 면을 더 찾아서 보여줄 미디어가 필요하다면서요. 

안타깝게도 그의 이런 노력은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그의 주도로 2021년 6월에 야심차게 시작했던 a16z 산하 미디어인 '퓨처'는 초기에 시끌벅적한 론칭을 한 이후 별다른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2022년 말에 문을 닫았습니다. 얼마 전 오픈AI가 TBPN이라는 팟캐스트를 인수하는 행보를 전해드리면서 함께 소개했죠.

뉴스레터 플랫폼인 서브스택(Substack)이 a16z가 진행한 가장 성공적인 뉴스 미디어 투자라고도 할 수 있는데, 결국 서브스택도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가 작동하는 방식의 새로운 미디어들이 기반이 되어 성장을 하고 있죠. 마크 앤드리센이 비판하는 뉴욕타임스의 유료 구독 사업을 모델 삼아서 성장 곡선을 만들어왔고요. 

그런데 그가 이번에 또 새로운 미디어에 투자 및 설립에 참여했습니다. 이번에는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가 된 엑스(X) 기반의 뉴스 스트림입니다. 이름은 MTS(Monitoring The Situation, 상황을 추적한다)이고요. 테크 업계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 - 예를 들면 이란 전쟁과 그에 따른 시장 상황, 미국 정치와 문화 전쟁, 테크 등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중요한 세상의 뉴스를 빠르게 해당 채널을 통해 올리고 해설하는 것입니다. 

주로 엑스에서 많이 활동하는 테크 업계의 인사들이 엔젤 투자자로 설립에 참여했고, 엑스 등지에서 오디언스를 키워온 인플루언서들이 진행자가 되어 각종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엑스에서 팟캐스트 방송을 끊임 없이 올리는 중입니다. 론칭은 했지만, 어떻게 오디언스를 모으고,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일단 엑스를 통한 오디언스 모으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죠. (이미지: MTS 엑스)
달라지지 않은 미디어에 대한 인식
투자를 진행한 a16z의 파트너 에릭 토렌버그는 기존 레거시 미디어인 CNN의 모델을 대체하겠다는 목적도 밝혔습니다. CNN의 "랜더모니엄(Randemonium)" 즉, 가장 중요한 '현재 이슈'에 24시간 집중해 모든 각도에서 다루고, 더 큰 이슈가 발생할 때까지 계속 보도하는 방식을 차용해서 "현재 일어나는 일을 엑스에서 바로 전하는 채널"로 포지셔닝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CNN은 어떤 일들이 일어나야 하기를 기다리고 한발 늦게 방송하지만, MTS는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바로바로 전하는 즉시성 채널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언제나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엑스를 예로 들며, 엑스가 "진짜 세상"이라면서 엑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엑스를 통해 빠르게 전하겠다고 하죠. 엑스가 세상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있는 채널이며, 그들은 엑스를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본다면서요.

그래서 이름이 얼핏 비장하기도 한 '모니터링 더 시츄에이션'인 것입니다. 이는 폴리마켓 같은 예측 시장 문화에서 온 밈(meme)이기도 하죠. 예측 시장을 통해서 어떤 이슈의 상황을 바라본다고 비웃는 것이기도 한데, 이들은 그 용어를 역설적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미디어로 발전할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MTS는 그 시작 단계에 있지만, '퓨처'와 마찬가지로 뚜렷하게 그 성격이 드러날 수 있는 유의미한 스트림이 이어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자신들과 합이 맞는 인사들이 현재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해석을 즉흥적으로 하는 팟캐스트 등의 24시간 라이브스트림이죠. 

엑스를 '세상'으로 규정하고 엑스에만 머무는 모습은 테크 뉴스를 전하는 이들이 현재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자체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기도 합니다. 악시오스의 미디어 전문 기자인 사라 피셔는 이들을 '실리콘밸리의 케이블뉴스'로 포지셔닝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미디어 산업 관계자들은 테크 업계의 투자자들이 요즘 뜨거운 예측 시장에 기반해 자신들의 예상과 아젠다를 두서없이 말하는 방송이라고 보기도 하고요.

각 영역에 정통한 인플루언서들이 제대로 된 취재와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정보를 전한다면, 지금 시대에는 충분히 CNN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가 이미 세상의 방송을 대체했는데, 수억 명의 사용자가 있고 수백만에서 수천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이들이 새로운 방송을 만들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한 언어를 정제해서 그 미디어의 색깔로 만들고 지속적으로 그 메시지에 공감할 오디언스를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작업입니다. 그저 나에게 맞는 성향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으로 '미디어'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장들을 귀담아들을 수 있는 근거와 정제된 목소리를 가져와야 하는 것이죠.

아쉽게도 a16z는 이번에도 역시 이 작업을 할 용의는 (아직) 없어 보입니다.
마크 앤드리센은 본래 기존 레거시 미디어 지형에 우호적이었습니다. 그들의 디지털 전환을 응원하며 투자하기도 했죠. (이미지: a16z 아티클)
다른 사업 투자하듯이 투자해야
물론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하지만 오픈AI가 AI와 테크에 대해서 좋은 이야기만 하는 TBPN이라는 팟캐스트를 인수한 것과 큰 차이가 없는 움직임입니다. 샘 알트먼이 마크 앤드리센의 과거 행동을 답습했고, 앤드리센은 또 자신의 행동을 답습했죠. 

만약 미디어에 대한 투자를 사업 빌딩과 향후 비전을 중심으로 했다면 이런 결정이 갑자기 이렇게 이루어질 수는 없습니다.
[빅테크] #애플 #CEO
2. 제품 빌더의 애플
새로운 인사 발표가 보여주는 것
존 터너스가 유력한 CEO 후보라고 예측해 온 오랜 애플 전문 기자인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은 이번 CEO 인계 작업을 아래와 같이 표현합니다.

"애플은 다시 운영 책임자(Operator)가 필요하지 않다. 다음에 무엇을 (시장에) 제시해야 할지를 아는 리더를 찾고 있다."

AI 시대에 맞춘 새로운 디바이스가 다음 세대의 애플 발전을 이끌어가야 하는 시기임을 표현하는 말이죠. 팀 쿡은 스티브 잡스로부터 CEO 자리를 물려받으면서 모바일 혁명 시대에 아이폰 이후로 꽃피우던 애플의 제품 세계를 최대한의 효율로 발전 시켜온 리더입니다. 

이미 2011년에 연간 7200만 대가 팔리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앞둔 스마트폰 생태계에 앞서 리더 자리를 물려받았던 팀 쿡은 아이폰을 중심으로 비용 효율적인 제조 생태계를 확고하게 구축하고, "공급망 혁신"을 이루어냈죠. 애플에 합류한 이후 재고 회전 일수를 급격히 낮출 수 있는 JIT(Just-In-Time) 방식을 도입해 소비재 제조 기업으로서의 애플의 기틀을 확고히 만들었고, 폭스콘과 페가트론을 중심으로 한 중국 내 대규모 조립 생태계를 설계했는데, 이는 전반적인 부품 공급 생태계까지 구축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중국에 만들어진 이 생태계에 대한 의존도가 애플에게는 이후 미중 갈등 속에서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애플 원가 경쟁력과 생산 유연성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국 입장에서도 큰 리스크로 만들지 못하는 크기의 공급망이자 생태계입니다. 인도와 베트남에서의 생산 기지 확장은 현재 진행 중이죠. 

아이폰은 FY2025(2024년 9월말 ~ 2025년 9월 27일)를 기준으로 2억 4700만 대가 판매되었고, 애플워치와 에어팟의 웨어러블 생태계, 그리고 아이패드와 맥까지 애플이 구축한 견고한 소비재 하드웨어의 생태계는 이렇게 효율화된 제조 기반에서 나옵니다. 소비재 전자제품 제조 기업임에도 영업이익률은 30% 이상에 순이익률은 26%가 넘는 애플의 저력이 여기서 나오는 것이죠. 

하지만 인터넷 혁명에 이어 찾아온 모바일 혁명은 AI 혁명을 맞이해 자리를 내주는 중입니다. 물론 모바일 혁명 이후에도 인터넷이 기반이 되었듯이, 모바일도 AI 시대의 핵심 기반이 될 테지만, 새로운 시대에 소비재 제조 기업으로서의 애플을 재정의할 새로운 제품이 이제는 필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존 터너스(왼쪽)는 1975년생으로 알려졌습니다. 만 51세 전후라고 할 수 있죠. 1960년생인 팀 쿡도 2011년에 애플의 CEO가 될 당시 거의 같은 나이였습니다. 팀 쿡은 CEO로서 15년 간 쌓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사회 의장을 하면서 정치권과의 소통,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살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지: 애플)
'칩'에 무게가 실리는 조직 구조
존 터너스가 임명된 것은 그가 소비재 제조 기업으로서의 애플이 개발해야 하는 새로운 제품의 탄생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크 거먼이 평가했듯이, 이제는 효율적인 '운영자'가 아니라 제품을 탄생시킬 빌더가 필요한 것입니다. 애플이 AI 시대에도 저물지 않고, 지금의 위세를 이어가는 빅테크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말이죠.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애플은 AI 모델이 아닌 AI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어떻게 커갈지에 대한 해답을 거의 얻었다는 것입니다. 애플은 소비재 하드웨어 제조 회사이고, 이 정체성을 계속 강화하는 방향을 밀어붙이는 정공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는 존 터너스의 임명과 함께 변한 조직도를 봐도 분명히 보입니다. 

애플 모든 기기의 핵심 칩을 자체 개발하는데 핵심 역할을 한 조니 스루지(Johny Srouji) 수석부사장은 이번에 신설한 직책인 최고 하드웨어 책임자(Chief Hardware Officer)가 됩니다. 소위 '애플 실리콘'의 개발을 책임져 왔다고도 할 수 있는 스루지는 그간 더 확장된 역할을 부여받지 못하면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시장에 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AI 전환기 들어서 핵심 인재를 메타와 오픈AI 등에 빼앗겨 온 애플은 스루지가 떠나게 둘 수는 없었다고 전해집니다.

내부적으로 터너스의 승진이 확정되고, 애플은 스루지와 함께 하드웨어 조직을 다시 재편하는 작업을 준비했습니다. 기존에 터너스가 하던 역할은 스루지의 하드웨어 조직 하에서 현재 하드웨어 프로덕트 인테그리티(Product Integrity) 책임자인 톰 마리에브(Tom Marieb)가 맡게 됩니다. 그는 2019년에 인텔서 이직해 온 반도체 품질 전문가이기도 하죠.
존 터너스(왼쪽)와 조니 스루지가 지난 2023년 12월에 CNBC와 애플의 인하우스 칩 디자인에 대해서 CNBC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입니다. 둘은 오랜 기간 가까이서 일해 오면서 칩 개발에 있어 애플의 중요한 브레이크스루를 만들어냈죠. (이미지: CNBC)
CEO와 최고 하드웨어 책임자(CHO) 그리고 그 바로 다음 책임자가 모두 하드웨어 그리고 반도체로 연결이 됩니다. 당분간 어디에 애플의 포커스가 집중될 것인지를 보여주기도 하죠 

바로 온디바이스 AI입니다. 클라우드가 아니라 디바이스에서 AI의 구동이 핵심이 되어야 하는 애플입니다. 각 기기를 위한 칩 개발과 함께 AI에 최적화한 하드웨어의 개발을 더 큰 핵심으로 삼는다는 것을 공식화한 것입니다.

지금 보면 당연한 수순 같지만, AI 시대 들어서 애플을 제외한 빅테크 기업들 모두가 모두 경쟁하듯이 자본지출을 쏟아 부어 AI 개발을 위한 투자를 하는데, 애플은 갈피를 못잡는 듯한 인식을 가지게 했죠. 애플도 실제로 시리(Siri)의 실망스러운 퍼포먼스와 더불어 자체 AI 모델 역량이 부족하다는 세간의 인식을 크게 신경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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