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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 잡지가 AI 시대를 뚫는 방법

1. 콘데 나스트의 턴어라운드와 AI 시대의 역설, 2. '더 포스트'를 대체할 미디어
2026년 3월 20일 금요일
뉴요커와 와이어드, 보그와 GQ 등 시사와 테크부터 패션과 스포츠까지 미국의 대표적인 매거진들을 소유한 콘데 나스트(Condé Nast)는 오히려 AI 시대에 그 실적 향상이 지속되는 중입니다. 반짝 상승이 아닙니다. 지난 몇 년간 꾸준히 그 내실을 다지면서 전반적인 구독자 성장이 커졌죠.

AI 챗봇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검색을 통한 각종 뉴스 미디어의 유입량이 줄어든다는 시대에 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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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팟이 매일 어떤 내용 전해드리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커피팟 라이브러리에서 더 많은 이야기들 살펴보실 수 있어요. 
[미디어+AI] #콘데나스트 #와이어드
1. 잡지가 AI 시대를 뚫는 방법
콘데 나스트의 턴어라운드와 AI 시대의 역설
뉴요커, 보그, GQ, 와이어드, 배니티 페어 등이 대표적인 매거진 퍼블리케이션을 보유한 퍼블리셔인 콘데 나스트(Condé Nast)의 2025년 매출은 2021년 수준인 20억 달러(약 3조 원) 이상 수준으로 회복되었습니다. 4년 연속으로 이익이 증가했고, 최근 2~3년 사이에 이익률은 꾸준히 좋아졌다고 알렸습니다. 

근데 맥락이 좀 흥미롭습니다. 구글이 지난해 AI 요약과 AI 모드를 본격화하면서 검색을 통한 유입이 확 줄었거든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트래픽이 구글에서 왔는데, 이제 그 비중이 25%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웬만한 미디어 회사였으면 치명적인 타격이었을 텐데요.

그런데 콘데 나스트는 오히려 구독자가 늘고, 매출을 회복하고, 수익률까지 좋아지고 있으니 다소 놀라운 반전입니다.

비결이 뭘까요? 고통스럽게 이어온 핵심 퍼블리케이션들의 디지털 전환이 이제야 궤도에 오른 것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디지털 전환이 한 때 불가능해 보였던 매거진들의 디지털 구독제가 자리를 잡았고, 무엇보다 뉴요커와 와이어드 같은 퍼블리케이션들은 예상보다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중 최근 들어 가장 크게 성장한 퍼블리케이션을 꼽으라고 하면 와이어드(Wired)인데요. 기존의 테크 친화적 논조에서 테크 비판적 논조로 방향을 틀고, 테크와 정치를 연결하는 기사를 늘리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때문에 테크 업계와 그 신기술을 긍정적인 논조로 커버하던 와이어드를 사랑했던 테크 업계에서 큰 백래시도 맞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논조 변화는 사업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만 신규 구독자가 20만 명 생겼고, 총 구독자는 이제 50만 명을 넘겼죠.

뉴요커는 여전히 인쇄 잡지 비중이 높긴 하지만, 디지털 유료 구독자도 50만 명에 가까워져 전체 유료 구독자 수가 2025년 초를 기준으로 123만 명을 넘겼습니다. 특유의 롱폼 아티클과 그 브랜드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이 잡지의 지속성은 AI 시대에도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보그와 배니티페어, GQ도 디지털 구독자가 각각 35만 명, 33만 명, 26만 명 이상 이르러 (광고 외) 수익원의 한 축을 차지할 정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뉴요커의 전체 구독자는 어느새 123만 명을 훌쩍 넘겼습니다. 연간 구독료가 120달러에 달해도 여전히 이 종이잡지를 받아보는 이들이 70만 명이 넘습니다. 뉴요커만이 쌓은 레거시이고, 긴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과 수십년간 쌓아올린 관계에 기반하기도 합니다. (이미지: 뉴요커) 
성장은 본질을 놓치지 않는 곳의 몫
특이점은 이들의 성장세가 모두 AI 모델들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AI 챗봇이 더 광범위하게 쓰이기 시작한 2024년과 2025년에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구독 기반이 탄탄해지면서 사용자가 지속 늘어나면 이벤트, 커머스, 브랜디드 콘텐츠 같은 수익원도 키워갈 수 있습니다. 구독자가 곧 영향력이고, 영향력이 곧 광고주와 파트너들을 끌어들이는 구조가 되니까요. 콘데 나스트는 이벤트 수익이 지난해 40% 이상 성장했고, 커머스와 브랜디드 콘테츠 역시 10% 내외의 성장을 했다고도 알렸죠. 

근데 이렇게 다 죽어가던 '매거진'들이 AI 시대에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는 게 무얼 의미할까요?

AI가 모든 정보를 요약해주는 시대가 되면서,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각종 플랫폼에서 마주하는 정보들 중에는 신뢰하기 어려운 것들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어제도 전해드렸듯이 교묘해진 허위의 얕은 정보는 넘쳐나는데, 깊이 있는 해설과 믿을 수 있는 관점은 귀해지고 있기도 한 상황입니다.

이 수요를 채워주는 게 바로 오랫동안 브랜드를 쌓아온 퍼블리셔들이기도 합니다. 

뉴요커나 와이어드처럼 뾰족한 브랜드를 만들고, 그들만이 전할 수 있는 시사적인 분석과 관점은 특히나 귀한 자원이 되어가고 있기도 합니다. 이들은 이 귀한 자원을 귀하다고 느끼게 하는 역량을 발휘하고 있죠. 

특히 와이어드는 위에서도 언급한 성장세가 보여주듯이, 최근 업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미디어 중 하나가 되기도 했는데요. 대표적인 매체였던 바이스 미디어가 없어지고, 버즈피드가 사업을 지속 영위하기 어려워졌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이들과 완전히 차별화되는 지점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바로 콘텐츠에 대한 집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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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디어와 콘텐츠 업계에 주목할 중요한 소식이 이어지는 중입니다. 커피팟이 특히 주목을 하고 있기에 눈에 띄는 것이기도 하지만 AI 시대에 미디어와 콘텐츠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에 대해서 큰 힌트를 주는 이야기들이기도 합니다. 

매거진 퍼블리셔인 콘데 나스트(Condé Nast)도 주요 퍼블리케이션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갈 방법을 찾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들의 모습 역시 AI 시대에 미디어가 무엇에 우선 집중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바로 콘텐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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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의 커피팟은 미디어 이야기들은 시리즈로 이어서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누가 뜨고 누가 내려올지가 포함된 미디어 산업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AI 시대에 정보를 취하고 소화할 방향에 대한 지침을 전하기도 합니다.
[미디어 노트] #뉴스 #미디어
2. '더 포스트'를 대체할 미디어
큰 그림이 아닌 전략이 필요한 상황  
워싱턴 DC에 워싱턴포스트와 대적할 '신문(뉴스 미디어)'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이름은 '워싱턴 선(Washington Sun)'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트레이드마크 등록을 발견한 세마포(Semafor)가 전했습니다.

현재 워싱턴 정가의 대표 정책지로도 우뚝선 폴리티코(Politico)를 창업한 NOTUS 미디어의 로버트 올브리튼이 자금을 대고, 역시 폴리티코를 함께 창업하고 편집장을 역임했던 팀 그리브가 현재 워싱턴포스트에서 나온 인력들을 적극적으로 스카웃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이들은 폴리티코를 악셀 스프링거에 매각하고 성공적으로 엑싯한 미디어 창업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들의 목표는 뚜렷합니다.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하면서 뉴스룸 인력이 이제 400여 명 안팎으로 줄어든 워싱턴포스트가 남긴 빈자리를 파고들겠다는 것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정리해고 이전에도 스타 저널리스트들과 에디터들이 이미 이직을 하거나, 서브스택을 시작하는 등 '인력 관리'가 안되고 있었는데, 현재 남아 있는 인원들 중에도 이직의 기회를 엿볼 이들이 꽤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핵심 에디터들과 기자단을 워싱턴의 본인 맨션으로 초대해, 대규모 해고의 이유를 설명하고 이례적으로 하루의 시간을 빼서 향후 계획에 대한 일종의 워크샵까지 연 것으로 알려진 제프 베이조스이지만, 워싱턴포스트에게는 또 하나의 악재입니다. 뉴스 미디어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충분한 자본을 가진 이들이 워싱턴포스트가 가졌던 역량을 모아 도전하는 것이니까요. 

현재 워싱턴포스트가 실행한 대규모 정리해고는 베이조스의 지시 하에 현재 남아있는 경영진이 계획을 했습니다. 그 지시는 뉴스룸의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고, 생산성을 2배로 끌어올리라는 것이었죠. 그러니까 이건 아마존이라는 빅테크 기업,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큰 이커머스 사업을 일군 제프 베이조스의 시선으로 워싱턴포스트의 경영 상황을 진단하고 내린 처방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물론 누구보다 많은 정보에 접근 가능하고, 이에 근거해 판단을 내릴 것으로 추정되기도 할 그는 AI의 생산성을 고려하고 이런 결정을 내렸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생산성을 어떤 방향으로 유도해 워싱턴포스트의 사용자를 증대하고, 구독 수익을 늘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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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디어가 파고들 영역
이제 이름만 알려진 '워싱턴 선'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발표된 바는 없습니다. 지금은 세마포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서 현재 새로운 매체를 설립하겠다는 구상을 조금씩 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의 현재 상황을 보면 이들이 어떤 그림을 그릴 지도 자연히 그려집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뉴스룸 인력의 40%를 넘게 해고하면서 아예 그 섹션이 통째로 없어지기도 했는데요.

우선 기존 독자층을 워싱턴포스트에게서 끌어올 수 있는 정치 및 국제 지면, 즉 워싱턴포스트가 특화되어 있던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특히 정치 분야의 탐사 저널리즘은 핵심 역량으로 남겨두었는데, 이 영역도 핵심으로 만들어야만 기존의 오디언스를 다시 불러 모을 수 있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아울러 워싱턴포스트가 아예 그 섹션을 거의 없애버린 메트로(지역)와 스포츠 섹션 그리고 아예 없앤 책 섹션 등의 콘텐츠도 집중적으로 파고들 수 있습니다. 메트로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취재를 기반으로 한 필수적인 로컬 콘텐츠이고, 스포츠 섹션 역시 지역 프로 스포츠팀들에 대한 취재를 중심으로 지역의 독자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죠.

무엇보다 워싱턴포스트의 책 섹션인 '북 월드(Book World)'는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 받는 뉴욕타임스의 북 섹션만큼이나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섹션을 다시금 부활시켜 오디언스를 모으는 방법도 분명 찾아낼 수 있습니다. 북 월드가 없어진 이후 기자단과 이를 슬퍼하는 독자들 수백 명이 워싱턴의 유명 서점인 '폴리틱스 앤드 프로스(Politics and Prose)'에 모여 북토크와 같은 모임을 진행하기도 했죠.

책과 스포츠 섹션, 그리고 지역 뉴스와 관련 분석을 잘 공략해 전하기만 해도 워싱턴포스트의 구독을 취소한 워싱턴 DC와 인근의 버지니아, 메릴랜드, 볼티모어 등지에서 유료 구독자 수만에서 수십만 명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들은 보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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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뉴스 미디어 업계는 전반적인 재편이 이루어지는 시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AI 때문도 아니고, 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한 이들과 시장의 새로운 기회를 보고 들어온 이들의 경쟁으로 인해 생기는 (경쟁 시장의)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제프 베이조스가 단행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상황이 더 악화한 워싱턴포스트가 만든 빈자리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이들도 나타났습니다. 폴리티코를 창업하고 성공적으로 엑싯한 뉴스 미디어 사업가들이죠. 누군가가 만든 빈자리를 또 다른 뉴스 미디어가 채우겠다고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미디어 시장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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