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을 파는 일]은 제가 5년 간 이 뉴스레터를 보내면서 고민하고 실험한 것을 정리한 책입니다. 11월 한 달 간, 토요일마다 책의 일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주말에 좀 편한 마음으로 읽기 좋지 않을까요? ㅎㅎㅎ 편히 읽어주시고, 널리 알려주세요. 😁 그리고 혹시 이미 읽고 계시다면 각 서점 사이트나 소셜미디어에 솔직한 리뷰도 부탁드립니다! #관점을파는일
책의 원고를 거의 다 써가고 있을 때, 담당 편집자가 뉴스레터에 대한 질문을 받아 후기로 넣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어요.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에 바로 페이스북, 링크드인, 인스타그램에서 질문을 받았는데요. 비슷한 질문들을 하나로 합치고 다듬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실었습니다.
Q: 사람들은 어떤 지점에서 뉴스레터 유료 결제를 결심할까요? 지금까지 무료로 받아 보다가 유료로 결제하기를 결심하는 그 전환점은 무엇이 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 결심은 꾸준히 뉴스레터를 받아 본 사람들이 많이 할지, 아니면 한두 번이나 두어 번 받아 보던 사람들이 즉흥적으로 많이 할지도요. 구독자의 유료 전환율과 관련한 데이터가 있을까요?
대부분의 데이터는 후행지표입니다. 원인보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데이터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특히 콘텐츠 비즈니스에서는 더더욱요.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으니까요. 게다가 모수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7천 명 구독자는 모수로서는 정말 너무 적습니다)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 너무나 제한적입니다. 저 역시 제 뉴스레터의 유료 결제가 언제 일어나는지 궁금해요.(웃음)
다만 대체로 유료 결제는 꾸준히 받아 보던 사람보다는 새로 구독하는 사람이 더 많이 합니다. 제 경험이나 데이터로 낸 결론이 아니라 일반적인 경향이 그렇다고 해요. 그렇다면 이런 전제도 가능할 겁니다. '기존 구독자가 이탈하는 것을 막으려고 애쓰기보다 신규 구독자를 늘리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제 입장에선 뉴스레터의 새 구독자를 늘리고자 하는 노력과 유료 구독율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은 사실상 같습니다. 그래서 제 뉴스레터에 관심을 가질 사람이 어디에서 주로 모이는지, 어떤 플랫폼을 사용하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어요. 제가 링크드인에 주목하는 이유 또한 같은 맥락입니다.
Q: 뉴스레터라는 베이스캠프를 중심으로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실험을 해 보셨다고 들었습니다 . 어떤 경험을 하셨고 또 어떤 교훈을 얻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뉴스레터라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나의 홈그라운드'가 있다는 것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있어서 어떻게 작용했는지도 궁금합니다 .
이전에 스마트스토어를 여러모로 공부한 적이 있어요. 뉴스레터도 결국 디지털 사업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내용을 누구에게 전달하면서 수익을 만드느냐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이 비즈니스의 구조를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게 뉴스레터는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사업입니다. 이것을 D2C(Direct To Customer) 구조라고 한다면, 한국에서는 스마트스토어가 바로 거기에 가장 부합하는 모델이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스토어가 어떤 구조로 작동하는지, 플랫폼 수수료는 얼마고, 지원되는 영역은 어디까지인지, 또한 입점함셀러들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스마트스토어를 홍보하는지, 단골을 만드는지, 무엇을 파는지,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운영하는지 등등을 공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도 많은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상품 소개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구매율이 달라진다는 점이었어요. 소위 '상세 페이지' 전략입니다. 이 상세 페이지는 단순히 상품을 예쁘게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이 제품이 어떤 맥락에서 누구에게 소비될 수 있는지를 자세히 소개합니다. 일종의 콘텐츠 마케팅이나 스토리텔링 광고에 가깝죠.
이걸 뉴스레터에 적용하면, 뉴스레터 내용 자체가 상세 페이지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뉴스레터에 담긴 콘텐츠 구조를 고민해야 했죠.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해서, 어떤 과정으로 발전시키는지, 결론은 어떻게 맺어야 하는지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 구조는 매력적인 글쓰기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글쓰기 전략이 다른 영역에서는 콘텐츠 마케팅이니 스토리텔링 광고니 하는 용어로 재정의되고 있는 셈이죠. 그래서 저는 이것저것을 새롭게 배우는 것을 그만두고 그냥 글쓰기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남들에게 새로운 것들이 사실 제가 원래 알고 있던 것이라는 걸 깨달았으니까요.
Q: 뉴스레터는 아무래도 지금의 화두, 이슈를 그때그때 다루게 되죠. 그러니 뉴스레터를 구독한다면 '지금 당장 이 글을 읽기 위해서 비용을 지불한다'기보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의 다음 글을 보고 싶어서 비용을 지불한다'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그런 신뢰를 얻으려고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앞서 언급하신 '발행한 뉴스레터를 꾸준히 쌓는 것' 말고 또 있을까요? 구독자에게서 신뢰나 유대감 나아가 충성심 같은 것을 자아내려고 따로 하시는 일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 사업의 핵심은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 비법은 사실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 오랫동안 검증되어서 비법이라고 하기도 민망한데, 구매자의 호기심을 '계속' 자극하는 것입니다. 이 다음이 궁금해서 결제를 하게 하는 것이죠.
그런데 저는 주로 정보성 콘텐츠를 다룹니다. 이슈에 집중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이슈를 그때그때 따르다 보면 그 이슈를 얼마나 빨리 소개하는지, 즉 뉴스레터발행 속도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어서 기존 매체에 비해 경쟁력이 낮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슈가 아니라 맥락이나 실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를 만들죠.
이 과정에서 구매 전환은 호기심이 아니라 실용성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가 아니라 '이 이야기가 진짜로 도움이 된다'에 가깝죠. 그래서 다른 곳에서 자주 볼 수 없는 이야기나 사례를 소개하려고 애씁니다.
제 뉴스레터가 보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이슈나 트렌드를 주로 다뤘을 겁니다. 하지만 제 뉴스레터의 핵심 독자는 특정 업계의 의사결정권자라고 생각하고, 이들은 일반 대중이 관심 있는 트렌드나 이슈에 열광적으로 반응하진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남들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비즈니스에 이런 흐름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적용할 것이냐를 고민하겠죠. 그리고 이들에게 유용하다면 같은 업계의 실무자에게도 유용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렇게 신뢰는 형성이 되겠죠. 이런 생각을 하면 뉴스레터의 내용이나 뱡향도 확실히 달라집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제 뉴스레터는 빠르게 성장하는 모델이 아닙니다. 천천히 업계 전문가의 인정을 받으면서 성장하는 모델이죠. 속도는 느리지만 영향력은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Q: 정기 연재를 오래 이어 갈 때는 글감을 선정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글감은 어디서 어떻게 선정하시나요? 뉴스레터를 하면서 글감이 소진된 적은 없나요? 글 쓰는 게 좋아서 뉴스레터를 한다고 하셨지만, 이 일이 싫어지는 순간은 없었는지도 궁금합니다.
뉴스레터가 다루는 글감의 카테고리를 정하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카테고리를 우선으로 주제를 따라가면 지속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뉴스레터도 사업이므로, 이것을 왜 하는지를 집중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제 경우 엔터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형도가 급변하며 음악, 영화, 출판, 방송 등의 경계가 사라져서 혼란스러워진 산업 생태계를 진단하고 여러 가능성을 타진하는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때 생태계란 결국 사람이고, 종사자가 꾸리는 것이니, 달리 말하면 '업계 사람들에게 진짜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발행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업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라는 카테고리로 묶일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든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회 수가 나오지 않더라도, 별 반응이 없더라도 제가 생각할 때 지금 이런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판단한다면 어떤 이야기든 씁니다.
또 하나, 글감은 정보의 양과 비례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접하는 정보의 양을 늘리고 질을 높이려 노력해요.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국내 뉴스를 거의 모두 보고 있고 그중에서 IP, 계약, 인수 등과 같은, 실무와 관련이 깊은 키워드가 눈에 띄면 더 유심히 살펴봅니다.
해외의 뉴스레터나 미디어는 10개 이상 유료 구독을 하고 있고, 링크드인에서 해외 업계 전문가를팔로우하거나 일본, 중국, 중동 등 지역에 특화된 뉴스레터와 미디어를 구독하기도 합니다. 매일 아침 2시간 정도 이러한 해외 뉴스를 보는 일을 루틴으로 만들었고, 틈틈이 메모를 하면서 제 생각을 정리해요.
이런 환경에서 쓸 이야기가 없어서 곤란했던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써야 할 게 너무 많아서 곤란했던 적은 있어요. (웃음) 사실 늘 글감이 너무 많아서 문제입니다. 보고 듣는 것이 모두 글감이 되니까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 혹은 콘텐츠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상과 비일상이 구분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저도 대체로 일하기는 싫고 놀고만 싶어요.(웃음) 좋아하는 것을 일로 삼더라도 힘들지 않은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냥 합니다. 일하기 싫은 마음을 어떻게 극복하냐는 질문을 받을 때 제 답은 늘 같아요. 그냥 합니다.
사실 지난 5년 간 '뉴스레터'를 어떻게 시작할지, 어떻게 세팅할지 등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신나서 이래라 저래라 이것저것 얘기했지만, 정작 저 역시 좌충우돌을 반복하고 있었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ㅎㅎㅎ
다시 말해, 정답이 없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정해진 길이 없다는 이런 깨달음은 의외로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지 않습니까? 일단 시작하면 그 과정에서 뭐든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작게 시작하고 오래 합시다. 😀
📖 [관점을 파는 일] 구매 안내
예스24 👉🏼 보러가기
알라딘 👉🏼 보러가기
교보문고 👉🏼 보러가기
목차
추천하는 말
들어가는 말: 돈돈거리는 이야기 혹은 좋아하는 일로 먹고사는 이야기
1. 왜 뉴스레터인가?
2013년: 세상이 바뀌고 있네?
2014년: 변화와 위협
2015년: 스타트업에 들어갔다(1)
2017년: 평론가 타이틀을 떼고 싶어요
2018년: 스타트업에 들어갔다(2)
2020년: 세상이 계속 바뀌고 있네?
2. 뉴스레터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필요했던 것
브랜딩: '왜'를 정의하기
커뮤니티: '누구'를 정의하기
콘텐츠: '무엇'을 정의하기
수익화: '어떻게'를 정의하기
3. 뉴스레터 연대기: 읽고 쓰고 생각하라
2020년: 밤에도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뮤직레터
2021년: 뉴스레터만으로 유료화가 가능할까?
2022년: 월 구독료 10만 원의 실험
2023년: 콘텐츠 비즈니스의 3C(콘텐츠,커뮤니티, 커머스) 구조를 고민하다
2024년: '음악산업의 내일'을 궁리하는 뉴스레터
2025년: 엔터문화연구소, 그리고 오래 하는 일의 가치
4. AI 시대에 창작자로 살아남기
AI가 왜 중요할까?
'AI 서비스로 월 천만 원 벌기' 같은 말에 휘둘리지 않기
어? 세상이 '계속' 바뀌고 있네?! : AI를 대하는 네 가지 자세
크리에이티브는 모험의 영역 : 급변하는 세계에서 변하지 않는 것
5. 이 시대 창작자에게 제일 필요한 것
창작자는 3단계를 거치며 성장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 '리더십'
우리는 어떻게 좌절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을까
부록: 뉴스레터에 관해 많이 받는 질문들
나오는 말: 우리 계속 연락하자! Let's keep in tou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