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과 가능성을 사랑합니다.
🧑💻 뉴타입 컬처 클럽 1st: 팬덤 전략과 IP 비즈니스의 미래
지난 4월 23일, 뉴타입 컬처 클럽에서는 팬덤 전략과 IP 비즈니스를 주제로 온라인 세션을 진행했다. 소비자가 팬으로 전환되는 과정 혹은 팬덤이라는 그룹의 형성 과정, 그리고 이러한 단계를 다른 업계에 적용할 수 있는 포인트들, 케이팝 IP의 확장 가능성까지. 모두가 고민하지만, 의견을 나눌 기회가 적었던 주제들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가 오고 갔다. / 최진수 에디터
⏯️ 팬덤 생태계는 어떻게 성장하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일까?
- 한 명의 개인은 '접촉 → 몰입 → 향유 → 재발견 → 헌신'의 다섯 단계를 거쳐 팬이 된다. 이 중 특히 중요한 단계는 '몰입'과 '재발견'이다. 무한 경쟁이 이뤄지는 미디어 환경에서 우리 아티스트나 IP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게 만드는 건 매우 힘들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건 가능하다. 기획자들이 '몰입'과 '재발견' 단계에 특히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여기서 모멘텀을 만들기 위한 핵심은 결국 '스토리텔링'이다. 아티스트나 그룹, IP가 어떤 브랜드인지 충분히 설명해 주고, 성장하는 과정과 인간적 매력을 보여주면서 천천히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단계별로 효과적인 미디어 전략 구축이 필요한데, 이는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접촉(Contact): 현재 미디어 환경에서는 이 단계가 특히 중요한 만큼,
→ 수단: 숏폼 콘텐츠 대량 배포 (틱톡, 쇼츠, 릴스 등)
→ 목표: 최초 인지, 바이럴 생성
몰입(Dive) 단계: 서사 구축과 감정이입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 수단: 롱폼 (유튜브 라이브, 다큐멘터리, 브이로그, 리얼리티 시리즈 등)
→ 목표: 서사 구축, 감정이입 유도
향유(Play): 사람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해야 한다.
→ 수단: 커뮤니티 (팬챗, 굿즈, 투표, 이벤트 등)
→ 목표: 소속감 증폭, 개인화 경험
재발견(Love): 꾸준한 콘텐츠 투자로 세계관을 확장해야 한다.
→ 새로운 콘텐츠 형식 또는 세계관 확장
→ 목표: 팬의 자발적 전파 유도
헌신(Devotion): 팬과의 장기적 관계 구축을 위한 단계이다.
→ 멤버십, 펀딩, 참여형 제작 (예: 서포트 프로젝트)
→ 목표: 경제적 전환과 충성도 고착화
⏭️ 팬덤 전략의 다른 산업 적용 가능성
- 팬덤을 기획하고 스노우볼링하는 전략은 다른 산업군에서도 유효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 팬'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다. '우리 브랜드 팬'은 어떤 사람들인가? 어떤 행동을 어떻게 하면 팬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팬덤 성장의 시작이다. 더불어 '팬'에 대한 개념도 업종마다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맛집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이 모두 그 맛집의 팬은 아니니까.
- 브랜드 팬덤: 뷰티, 패션, 게임, 푸드 등 라이프스타일 기반 브랜드는 동일한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 B2B 팬덤: 전문가 팬덤(팔로워, 기술 전도자 등)이 팬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 기업 성장에 기여한 스토리를 어떤 과정으로 일하고, 그 사이에서 어떤 문제를 어떤 관점으로 접근해 어떻게 해결했는지 상세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 아티스트와 팬은 굳이 무언가를 바라지 않는, 목적 없는 기브 앤 테이크를 주고받으며 관계를 만든다. 이러한 '관계의 자산화'가 우리에게는 어떤 모습일지, 어떻게 만들지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아래 세 가지 포인트가 힌트가 되어줄 것이다.
1. 내러티브 기획 및 설계
2. 고객과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플랫폼 확보 및 내재화 (SNS, 외부 서비스, 뉴스레터 등)
3. 고객이 반복해서 소비하거나 교류할 수 있는 포인트
🔀 글로벌 제작 그룹: 새로운 'K'를 어떻게 정의하고 보여줄 것인가
- 최근 KATSEYE, dearALICE, VCHA 등 '글로벌 제작 케이팝 그룹'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업계와 팬덤의 반응은 복합적인 상황.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주제로 대화가 이어졌다.
- 업계 반응은 크게 "과도기적이지만 분명히 답이 있으며,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도 찾아야 한다"는 의견과 "이렇게 가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 둘로 나뉜다. 팬덤은 부정적인 경우가 많은데, 지난 1월 고척돔에서 열린 SM타운 30주년 콘서트 무대에 선 dearALICE는 거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이런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KATSEYE, VCHA도 'K를 빼자 시들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등 마찬가지 상황. 해외 팬덤은 이런 현지화 팀들을 '케이팝 시스템만 가져온 팝 그룹'으로 인지하고 있다.
- 결국 관건은 문화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다. 기존 로컬라이징 개념이 맞는지, 문화적 확장으로 다시 바라봐야 할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기동전사 건담'이 애니메이션에서 시작해 북미, 유럽 등에서 하나의 IP로 안착한 과정, 최근 OTT에서 주목받는 아니메들의 특징도 참고할 만하다.
⏭️ 글로벌 타겟 마케팅: 국가별 특징과 팀 규모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 규모와 무관하게 글로벌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황.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IP 마케팅, 프로모션 기획에서 동남아, 남미 등 국가별 타겟팅 비중 분배, 이를 위해 살펴봐야 할 지표들에 대한 대화도 이뤄졌다.
초기: 트래픽 확보가 핵심.
중기: 팬 플랫폼, 굿즈 커머스가 핵심.
장기: 슈퍼팬 확보 및 유지가 핵심.
- 어느 나라부터 어떻게 진출해야 할지도 어려운 문제다. 이때는 기획사 규모, 국가별 특징을 고려하는 게 도움이 된다. 대형 기획사는 미국 중심 진출이 유리할 수 있다. 유럽은 잠재적 가치는 높지만, 적극적으로 진입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기 때문.
- 반면 중소형/인디 기획사는 특정 유럽권 국가에 맞춰 전략을 짜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 에이티즈( ATEEZ), KARD, 드림캐처(Dreamcatcher) 등이 미국/유럽 위주 활동과 현지 이벤트로 자리를 잡은 게 대표적이다. 핵심은 팬덤의 밀도가 높은 시장을 확보하고, 거기서 압도적인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자신에게 맞는 KPI 설정과 데이터 확인이 필요하다.
⏯️ IP 비즈니스의 현재와 미래
IP 개발 단계에서 어떻게 해야 팬덤이 만들어질지 예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규모와 무관하게, 초기 테스트 단계에서 잠재 소비자들의 반응을 가늠할 방법들은 있다. 단순 선호도를 넘어 팬들의 자발적 반응이 기반이 되는 '콘텐츠-커뮤니티' 테스트, 정량 데이터와 정성 데이터의 융합 분석, 데이터 활용에 대한 방법론 정립도 중요하다.
"저도 딩고에서 일할 때 가계정을 여럿 만들어서 정말 테스트 많이 했습니다. 이것저것 올려보면서 반응을 보는 건 꼭 필요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친해질 때 이런저런 대화를 해보는 것처럼요."
차우진 엔터문화연구소장
IP를 개발할 때 주목할 지표와 테스트 방법은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테스트 콘텐츠와 그에 대한 데이터
- 컨셉 디자인, 내러티브 등에 대한 소비자 피드백
- 크리에이티브 팀의 성과 분석을 위한 지표 개발
- 팬덤 성장에 대한 지표 개발
신규 스튜디오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한 물음도 있었다. 여러가지가 언급됐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인재라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핵심 인력들의 창작자로서의 태도와 리더십, 세계관, 사고방식, 문제 정의 및 해결 방식 등을 깊은 대화를 통해 알아가는 것이 강조됐다. 우수 인력을 프로세스화하는 능력, 차별화된 크리에이티브도 거기서 나오기 때문이다.
🔀 K-POP IP의 굿즈 외 확장 가능성
- K-POP IP가 굿즈 외에 어떻게 확장될지에 대한 질문에, tripleS 사례가 언급됐다. 포토카드를 NFT로 전환해 판매한 후, 수익을 곧바로 아티스트 본인들에게 정산해 주는 체계를 만든 것. 팬들은 포토카드를 구매해 코인을 획득하고 다음 활동의 앨범 제목부터 타이틀곡, 유닛 구성에까지 투표할 수 있다. 굿즈를 생산/유통의 최종 단계가 아닌 첫 스텝으로 옮기고, 팬들에게도 폭넓은 권리를 부여해 아티스트와 팬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 핵심이다.
- 역사상 최초로 '굿즈'라는 개념을 도입한 아티스트는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였다. 그로부터 1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IP 비즈니스는 빠르게 고도화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굿즈는 생산-유통-소비의 단계에서 '소비'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뤄졌다. 한정판, 포토카드 이벤트 등으로 팬덤 간 경쟁 심리를 부추기며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도 일어나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도, tripleS처럼 생산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 IP 비즈니스를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아티스트/캐릭터 관련 굿즈에 집중됐기 때문. 저작권과 저작인접권, 영화 및 광고 등에 배경음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싱크권 등 콘텐츠 자체의 가치도 IP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특정 장르나 세대에 특화된 인디 레이블, 아티스트 컬렉티브, 크리에이티브 팀이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뉴타입 컬쳐 클럽]은 매달 온라인/오프라인 모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용 단톡방에서 첫 번째 온라인 토크세션의 풀 버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tripleS - Hit the Floor (2024)
24명의 멤버들로 구성된 트리플에스는 매번 '디멘션(DIMENSION)'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유닛을 결성해 활동한다. 팬들은 코스모(Cosmo)라는 플랫폼에서 아티스트 활동의 미래를 결정하는 투표, '그래비티(Gravity)'에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저너리 비전은 멤버 12명이 참여하는 역대 최다 규모로, 처음으로 음악 방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렇게 '팬들과 함께 발전한다'는 모토를 실행까지 옮긴 트리플에스의 행보는 팬덤 전략과 IP 비즈니스의 미래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