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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랠리에 대한 고찰: 영원한 버블은 없다

[부엉이의 차트피셜] 21화. 시장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
AI 랠리는 지속되는 중이고, 과연 지금의 모습이 버블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과 치열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죠. AI가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커지고 그 가치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큰 기대감과 많은 투자는 필히 많은 실패도 동반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실패가 쌓이기 시작하면 살아남는 기업들이 그 산업을 선도하겠으나, 그 산업 분야 전반에 일었던 투자가 바로 '버블'을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기업의 생산은 수요를 동반해야 하고, 그 실질적인 수요가 곧 수익을 만들고, 그 수익이 투자 지속의 중요한 근거가 되는 것인데, 시장 전체적으로는 그 근거가 많은 부분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특정 기업에는 투자자들의 믿음도 작용하면서 지속해서 투자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그 기업의 이익을 지속 증대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져야만, 장기적으로 그 기업 혹은 그 영역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지를 결정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때로 그 이익을 뒷받침하는 수요는 경기침체와 같은 외부 충격에 의해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합니다. 이는 그 기업이 얼마나 좋고 위대한 기업인지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시장을 뒤흔드는 충격에도 지속해서 큰 이익을 내면서 성장을 질주할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버블은 늘 그렇게 터졌고, 되돌아보면 그 버블의 시기는 늘 짧았습니다.

오늘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버블의 전조가 무엇인지, 지금의 랠리가 언제까지고 지속될 수 없는 이유를 전합니다. 늘 그렇듯이 특정 분야나 기업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당연히 아닙니다. 시장을 전체적으로 보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버블 속에서 지금이 버블인지를 인지하는 것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주 큰 차이를 만듭니다.
[부엉이의 차트피셜]
AI 랠리에 대한 고찰: 영원한 버블은 없다
지난 6월 27일 S&P500 지수는 5482포인트로 사상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연초부터 증시가 쉼 없이 오르고 다양한 가치평가 지표들이 과열 신호를 보이면서 여러 언론과 연구기관에서 버블 경고를 보냈으나, 우려를 뒤로하고 증시는 기록을 써 내려갔다.

증시가 연일 올랐으니 미국 주식 투자자들은 모두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모두를 만족시키진 않았다. AI 주식만 올랐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3개월 동안 AI 관련 주식들은 두 자릿수 이상 상승했고, AI 관련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S&P500 종목들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오른 주식은 역시 AI 대장주 엔비디아였다. AI 연산을 위한 GPU 매출이 폭증하고 올해 예상 주당 순이익도 큰 폭 상향되면서 3월 24일에서 6월 21일까지 45% 올랐다. 엔비디아에서 연산용 칩을 구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등 소위 '패브 파이브(Fab Five)' 주식도 11% 상승했다. AI 연산용 칩에 들어가는 메모리 등 관련 칩 제조 회사들 주가는 17% 올랐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AI 연산 칩 수요에 직접 수혜를 받는 한국의 SK하이닉스와 대만의 TSMC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AI 관련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주식들은 2% 하락했다. AI 연산이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고 알려지면서 전력 관련 유틸리티 산업 주가만 올랐을 뿐, 금융, 통신, 부동산, 에너지 등 대부분의 산업에서 주가가 하락했다.

AI 관련 대형주 주가만 상승하면서 대형주 쏠림 현상도 심해졌다. S&P500 지수 전체에서 시총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37%(6월 30일 기준)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대형주 밸류에이션이 부풀어 오르면서 증시 전체가 고평가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도 나타난다. 상위 10개 종목의 선행 주가수익배율(Forward P/E)은 30.3배인 반면, 나머지 490개 종목의 선행 주가수익배율(Forward P/E)은 17.6배에 불과하다.

AI가 주도하는 증시 상승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랠리가 계속된 3개월 간의 관련 주가 현황 (데이터: 파이낸셜타임스, <The AI rally is scary>)
기타 칩 제조회사에는 브로드컴, 퀄컴, 마이크론,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 AMD, 램리서치 등이 포함되어 있다. 패브 파이브(Fab Five)는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이다.
AI 주도 상승이 합리적인 이유
일단 AI 주도 상승의 합리적인 이유는 분명히 나와 있다.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모두 실제 비용 집행을 수반한다는 데서 산업이 커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 실제 집행되는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비
증시가 AI 테마로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상승을 정당화할 합당한 근거가 있다. 과거에 잠깐 반짝했다 사라진 메타버스, 바이오, 소셜미디어 같은 테마와 달리, AI는 기업들로 하여금 실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 집행을 이끌어내고 있다. 빅테크들이 AI 연산을 위해 데이터 센터를 짓고 연산용 칩을 발주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2024년에 지출할 설비 투자 금액은 건국 이래 최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 기업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 지출을 주도하고 있다. 뱅크오브어메리카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오라클 5개 기업이 올해 설비투자로 2250억 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다. 올해 S&P500 전체 기업의 예상 설비투자액이 1조 달러로 예상되는데 위의 5개 테크 기업이 이 중 22%를 집행할 계획이다.

해당 기업들은 2020~2023년에 매출의 11~13%를 설비투자로 지출했으며, 올해부터 설비투자 규모를 매출의 15%로 확대했다. 해당 기업들은 향후에도 매출 15% 수준의 설비투자 지출을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내년에도 투자 금액은 늘어날 전망이다.
S&P500 기업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비 지출 현황 (데이터: 골드만삭스, Fivefold path to 5600)
S&P500 기업들은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비로 작년 1조 5000억 달러를 지출했으며, 올해는 9% 증가한 1조 60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기업의 전체 설비 투자 및 연구개발 비용을 계산하려면 비상장 대기업을 포함한 미국 전체 기업의 데이터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비상장 기업 자료는 집계가 어려워 골드만삭스의 S&P500 기업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비 추정 자료를 사용했다. 상장 빅테크 기업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 증가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미국 민간 기업 전체 설비 투자는 사상 최대로 추정된다.
2. 데이터 센터가 만드는 전력 부족 여파 
테크 기업들의 데이터 센터 건설은 연관 산업에도 파급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AI 연산에 필요한 설비들이 전기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전력 설비 투자도 불가피하다. 지난 10년 간 미국의 전력 수요는 연평균 0.4% 증가했으나, AI 데이터 센터 증가와 전기차 보급 등으로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전력 수요가 연평균 2.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킨지는 2020~2030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 수요 증가가 연평균 10~12%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수준의 발전 및 송전/배전 능력이 앞으로 늘어날 전력 수요를 충당하지 못할 것이 분명해지면서 발전소와 송전망 관련 설비투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2030년에는 데이터 센터가 미국 전체 전력의 8.1%를 소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 부족을 우려한 테크 기업들은 원자력 발전소 투자를 진지하게 논의하는 등 전력 확보에 고심한다.

미국과 유럽의 기존 전력 설비도 이미 노후화되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발전소와 송전/배전 설비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센터와 데이터 센터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망에 대한 투자는 지금보다 훨씬 커져야 한다.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비는 AI 산업이 활짝 꽃 피울 것이라는 전망을 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이고, 이에 대한 믿음이 '랠리'로 이어지는 것이다.
AI와 전력 설비 투자에 돈에 흘러가면서 직접 수혜를 받는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도 크게 늘었다. 테크 기업에 AI 연산 칩을 판매하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엔비디아로부터 칩 생산을 위탁받은 TSMC와 연산 칩에 메모리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관련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전력 수요가 늘면서 전선과 변압기를 생산하는 기업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관련 기업의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나면서 올해 S&P500 기업은 사상 최고 수준의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빅테크들이 대규모 AI 기술 투자를 통해 과거에 모바일(애플), 검색(구글), 온라인 쇼핑(아마존), SNS(메타) 시장에서 누렸던 독점력을 미래에도 공고히 할 수 있다면, 혹은 새로 획득한 기술로 새로운 독점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면 지금처럼 높은 밸류에이션도 합리적이다. 아울러 관련 투자가 몇 년간 지속되고 칩 생산과 전력 설비 관련 기업도 계속해서 높은 이익을 유지한다면 지금보다 주가가 더 오를 수도 있다.
AI 랠리는 반도체 분야뿐만 아니라 전력망과 그를 뒷받침하는 에너지 분야까지 폭넓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단, '랠리'가 계속되기 어려운 이유
인터넷과 인공지능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는 예측을 더욱 불확실하게 만든다. 빅테크들은 경쟁적으로 AI 기술에 자금을 붓고 있다. 이로인해 경쟁만 치열해지고 누구도 높은 이윤을 누리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혹은 경쟁 속에서 단 한 기업만 살아남았을 때, 그 기업은 지금 빅테크 중 하나일까? 앞날이 불확실하다는 것이 확실해질 때, 기업의 가치는 프리미엄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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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를 소개합니다
부엉이는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채권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현재 자산운용사에서 채권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채권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가치투자에도 관심이 많다. 워런 버핏의 열렬한 추종자로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를 2차례 방문하고 다수의 관련 기고도 했다.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매월 1회 찾아옵니다. 친숙하지만은 않은, 하지만 누구에게나 중요한 금리와 채권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지표와 차트를 기반으로 풀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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