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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다 한 이야기: 'Love wins'는 누구를 위해 사랑의 종을 울리나

아이유 'Love wins'가 'Love wins all'이 되기까지의 단상
2024.1.19. 금요일
'Love wins'는
누구를 위해 사랑의 종을 울리나


 1월 15일 자정, 아이유가 다음 앨범에 실릴 노래 제목이 'Love wins'가 될 것임을 알렸다. 15일에는 곡 제목이 담긴 무빙 포스터가, 16일에는 아이유와 방탄소년단 뷔가 마주한 스틸컷이 담긴 티저 이미지가, 18일에는 '트랙 인트로(track intro)'라는 포맷의 아이유 친필 편지가 순차 공개 됐다. 15일 이후 지금까지 트위터(X)의 실시간 트렌드는 연일 '러브윈즈'가 차지 하고 있다. 요며칠 나는 도저히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러브윈즈' 논란의 영향권 내에서 살았다. 내가 취할 수 있는 입장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웠고, 쏟아져나오는 말들을 하나하나 읽어보았다.



아이유는 이 말을 어디서 '보았을까?'

 'Love wins'에 관한 나의 첫인상은 상당히 단순했다. 'Love poem'(2019)의 후속작 같다는 것이었다. "숨죽여 쓴 사랑 시"의 다음 이야기가 그에게 필요했던 것이다. 내게 있어 아이유는 그 때만 쓸 수 있는 이야기를 계속 쓰는 사람이다. '스물 셋'(2015)부터 "스물 위 서른 아래 고맘 때"를 노래하는 '팔레트'(2017)와 스물 여덟살로서의 무력함과 자유로움이 뒤엉킨 '에잇'(2020)을 거쳐, 20대에 안녕을 고하는 그는 '라일락'(2021)에서 이렇게 말한다. "어느 작별이 이보다 완벽할까"


 이렇듯 아이유는 나이 시리즈를 통해 자신의 20대를 노래해왔다. 그와 다섯살 터울인 나는 리스너로서 때맞춰 이미 지나간 과거들을 들었는데, 아이유의 다른 어떤 노래들보다도 나이 시리즈에 속한 곡을 들을 때만큼은 곡의 장르라든가 멜로디, 사운드 보다도 가사에 집중하게 됐던 것 같다. 그것이 창작자의 의도일테니까. 동시대 20대 청자들이 그의 이야기가 마치 나의 이야기처럼 들린다는 감상을 나누는 걸 볼 때면, 노래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은 분리된 존재이지만 아이유 음악의 보편성은 그런 식으로 획득 되고 있다는 걸 목격했다. 음악의 힘이란 정말 신비롭구나. 낭만적인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많은 예술 작품들이 하는 일을 그가 그런 식으로 해냈다는 걸 부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2024년 1월 18일의 티저 © EDAM엔터테인먼트


 그래서 다른 무엇도 아닌 지금의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그 단순한 토대 위에서, 나는 아이유가 이번 신곡에서 제목을 먼저 지은 게 아니라 가사를 먼저 썼으리라 멋대로 추측하고 있었다. 메시지가 완성된 상태로 Love 다음에 놓일 무언가를 찾다가 마침 자신의 마음을 맞춤하게 드러낼 조합으로서 그 자리에 wins를 놓은 게 아닐까. 자고 일어나니 저절로 '떠오른' 문장이 "Love wins"일 수도 있겠지만, 희박한 확률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유는 어디서 "Love wins"를 '보았을까?'


 이 말을 처음 들어본 사람이나 유래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번 기회에 온라인 도처에 널린 친절한 자료들을 찾아보았을지도 모르겠다. 2015년, 미국 연방 대법원이 미시건, 오하이오, 켄터키, 테네시주의 동성결혼 금지법이 합헌이라는 항소법원의 판결을 뒤집으면서, 수정헌법 15조의 평등 원칙에 따라 동성결혼은 헌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라는 판결을 내렸다. (obergefell v. Hodges) 이 결정을 통해 비로소 미국 내 모든 주에서 동성결혼이 인정받게 되었고, 무지개 깃발과 함께 거리로 쏟아져나온 수많은 인파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소셜미디어로 연결되어 이를 축하하기 위해 사람들이 사용한 구호가 'Love wins'다. 판결 직후, 미국 백악관 공식 SNS에는 "TODAY, LOVE WINS IN EVERY STATE IN AMERICA"이라는 포스팅이 올라왔고, 미국 NBC 유명 토크쇼 호스트인 엘런 드제네레스는 자신의 SNS에 "Love won."이라고 썼다. 


 이듬 해인 2016년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클럽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49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참사가 일어난 장소가 성소수자 전용 클럽이라는 점에서 이것이 성소수자 혐오 범죄라는 의혹이 일었다. 사람들은 해시태그 #LoveWins 를 쓰며 희생자들을 추모했고, 성소수자의 권리에 대해 다시금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면, 'Love wins'는 특정인(들)을 향한 지지와 연대의 표현이고, 이 말이 모든 형태의 사랑을 수식하는데에 쓰여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성소수자들이 살고 있는 세상은 분명히 변했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이 말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전파되는 와중에 "Love wins"라는 말의 주인은 성소수자가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 됐다. 누군가는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 실린 대화문을 발췌했다. 이 책의 원서는 1997년에 출간됐다.


"Then which side wins?"

-"Love wins. Love always wins. Love each other or perish."

- Mitch Albom Tuesdays with Morrie(p.40)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외에도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 말을 사용했던 여러 선례들이 있음이 밝혀졌다. 또 다른 정치적 구호들과 "Love wins"의 유래를 비교하며, 현재의 논란이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Girls can do anything"과 "Black Lives Matter"는 각각 페미니즘 운동과 인종차별주의 운동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슬로건이지만, "Love wins"는 기존에 이미 존재하던 말을 성소수자들이 빌려와서 자신들을 상징하는 구호로 썼다는 점을 든다. 빌려온 말이므로, 애초에 아이유가 성소수자들로부터 이를 빼앗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의 주인과 대리인에 관한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걸 보았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아이유는 이 말을 어디서 보았을까? 그는 정말 2015년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 이후 "Love wins"가 사용되었던 사례를 전혀 본 적이 없을까? 그것을 모를 수가 있는 걸까? 왜 아무도 그에게 알려주지 않았던 걸까? 어떤 경로로든 정치적인 슬로건으로서 "Love wins"가 가진 의미를 알지 못했다면 그는 나이브한 창작자인 게 아닐까?


 이번 논란을 계기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이유와 동종업계에서 일하면서 그동안 LGBT 커뮤니티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왔던 이들의 리스트가 공유되기도 했다. 소녀시대 티파니, f(x) 엠버, 테일러 스위프트는 모든 사랑은 차별받을 수 없다는 자신의 생각을 인터뷰나 노랫말을 통해 드러냈다는 점이 비교군이 된 것이다. 청자들은 그들이 앞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걸 볼 때 '이것은 남과 여만을 상정한, 이성애 중심적인 사랑 노래가 아니구나'를 전제하며 듣게 된다. 혹은 작년 연말 시상식 무대에서 레이디가가의 'Born this way'를 특별 듀엣 무대로 꾸린 이영지와 아이브 안유진의 선택은 같은 사례도 있다. 이영지와 아이브 안유진은 노래한다. "a different lover is not a sin(남들과 다른 사랑은 죄가 아니야)"라고. 이와 반대로, 지금까지 한 번도 직간접적으로 LGBT 커뮤니티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는데도 "Love wins"라는 말을 쓰는 아이유를 본 LGBT 리스너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자신이 기만당하고 있다고. 



'Love Wins'는

'팬송'에 쓰이기에는 과분한 말인가?

 아이유는 18일에 공개한 친필 편지에서 이 곡이 팬송의 제목이라고 말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나의 팬들에게 바치는 두 곡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곡 Love wins다. (…) 한 번도 나를 혼자 둔 적 없는 나의 부지런한 팬들에게. 어쩌면 타고나기를 악건성 타입인 내 마음 속에 끝없이 사랑을 길러주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또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번번이 내 곁을 선택해 주어 정말 고맙다는 말도."

- IU [Love wins] track intro.


 이번에는 정치적 구호의 메시지가 아이유와 팬 간의 관계로만 축소되어 사용되는 게 타당한가에 관한 문제제기가 생겨났다. 아이유가 말하는 '이기는 사랑'에 '내가 하고 있는 사랑'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성소수자이면서 아이유 팬인 어떤 사람은 이 노래가 말하는 사랑에서 자신이 배제되는 느낌이 든다고도 말하는 걸 보게 됐다. 


2024년 1월 18일의 트랙인트로 © EDAM엔터테인먼트


 팬송은 유료 팬클럽을 인증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독점적인 리워드 같은 것이 아니기에, 팬송의 청자는 팬덤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이는 이 노래를 듣는 누구나 팬송의 서사에 자신을 몰입해볼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영상통화 팬사인회와 버블이 케이팝 기초 문법이 된 시대에, 자기 생각을 24시간중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도구로 취사 선택하여 표현할 수 있음에도 '팬송'이라는 방식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 아이유의 선택이 폄하 당하는 것이 조금 안타까웠다. 정확히는 '팬송'이 수많은 유행가 중에서도 '팬에 대한 사적인 마음을 표현하는 고작 팬송'처럼 하찮은 취급을 당하는 걸 보는 게 놀랍기도 했다. 그동안 아이유가 '마음', '삐삐' 등의 팬송을 발표 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반응이었다.



모든 논란은

누적 된 선택들의 결과인가?

 결국, "Love wins"와 2015년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간의 상관관계를 아이유가 정말로 몰랐을까? 라는 질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건, 나의 일상에 대입해보더라도 무지해서가 아니라 알고도 하는 선택이 누군가를 기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최신 밈을 섭렵하는 것 뿐 아니라, 현재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정확히는 자신을 향해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는 팬들이 처해있는 조건과 상황, 시대 정서와 감수성을 업데이트하면서 (때로는 자신의 사고 방식이 얼마나 최신 버전까지 업데이트 되었는지를 자기가 가진 음악이라는 무기로 드러내면서) 살아야 하는 게 아티스트의 숙명일지 모른다.


 지금까지 대체로 아이유는 '알고도 그랬나, 아니면 정말 몰랐나'라는 수많은 물음표의 중심에 서곤 했다. 이번에도 가수가 노래를 잘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레퍼런스 조사라는 의견들이 줄을 이었다. 기획 의도와 달리 곡해될 여지를 방지하기 위해 세상에 무언가를 내놓는 직업인들은 창작 과정과 별개로 부지런히 검색하고 공부한다. 미움 받을 용기를 넘어설 정도로 나의 이야기가 날조될 가능성까지 셈하면서 작업의 층위를 섬세하게 쌓아올리는 게 아이유에 대해 나를 포함한 일부 사람들이 가지는 기대치다. 우리가 그 정도의 기대치를 가지는 건 온당해보인다. 


 가혹하지만, 아이유가 대중의 구설수에 오를만한 선택들을 누적해왔다는 점은 사실이다. 그것은 그가 가진 인기의 지표이기도 했고, 활동을 끊지 않고 이어나가는 행보 자체로도 많은 함의를 지닐 수 밖에 없는 17년차 케이팝 여성 솔로 뮤지션으로서 현재의 그를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2015년 아이유는 미니 4집 [CHAT-SHIRE]의 수록곡 'Zeze'를 발표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앨범 발매 전후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에서 학대로 인한 아픔을 지니고 있는 다섯살 아이 '제제'가 자신에게는 섹시하게 느껴진다는 요지의 인터뷰를 했다. 노랫말과 앨범 쟈켓에서 성적 대상화 된 제제를 보며,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한국어판 출판사 동녘은 직접 아이유를 겨냥하며 유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아이유는 맞대응을 했고, 곧 창작물에 대한 해석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는 출판사의 입장문과 함께 이 해프닝은 마무리 됐다. 2018년에는 아이유가 주연으로 출연한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캐스팅과 로그라인이 공개 되면서 또 한 번 논란이 일었다. 중년 남자와 젊음과 가난을 동시에 가진 여성의 로맨스. 약자의 위치성을 가진, 그토록 구시대적인(것 처럼 보이는) 이지안 역을 향한 아이유의 선택은 드라마 방영 전부터 시끄러운 여론으로 이어졌다. 2021년, 아이유의 미니 5집 [LILAC] 수록곡 'coin'에는 "저리 가서 놀아줘 / it's no kids zone"이라는 가사가 있다. 싫어하는 사람을 눈 앞에서 치워버리는 장면을, 하필 혐오의 말인 '노키즈존'에 비유한 것이다. 노키즈존에 관한 논쟁 자체는 '노키즈존'이라는 말이 애초에 없었으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일인데, 그는 이 말을 너무나도 쉽게 다시 수면 위에 올렸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들은 그가 지금까지 내려 온 선택들과 "Love wins" 건을 하나로 묶어서 '역시 아이유가 그럴 줄 알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논란 하나하나에 악플을 달거나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더라도 결국 가십거리를 중심으로 한 사람을 해석하려드는 나쁜 방식이라 생각한다. 이것은 그가 나만큼이나 복합적인 인간일 수는 없다는, 한없이 단순할 존재일 뿐이라는 섣부른 선언이다. 아이유는 그의 팬들이, 그리고 팬들과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이 어떤 경험들을 하며, 어떤 욕구를 가지고, 어떤 한계를 느끼며 살아가는지 아무 것도 모르는 걸까.


 지난 날 몇 번의 의아함이 있었음에도, 아이유가 내린 어떤 선택들은 나를 감화시켰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2017 MMA '이름에게' 무대인데, 여기서 아이유는 자신에게 주어진 러닝타임의 절반을 코러스 전문 가수, 버스킹 가수 등으로 살고 있는 무명 가수들과 일반인 약 60여명이 자기 이름을 직접 소개하고, 이 곡을 합창 씬을 연출하는 데에 썼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기를 꿈꾸지만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자기만의 무대를 가질 수 없었던 사람의 라이브를 들은 후에 현장에서 아이유는 마치 답가처럼 자신의 노랫말을 부른다. "수없이 잃었던 춥고 모진날 사이로 조용히 잊혀진 니 이름을 알아" 


 이 무대로부터 3년이 지난 후 JTBC는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을 론칭 했는데, 이는 음원을 발표한 적이 있지만 음원 성적이 좋지 못했거나,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잊혀진 무명 가수들에게 한 번 더 노래할 기회를 주고 그들을 무대 위로 올린다는 콘셉트를 가졌다. 아이유가 같은 취지의 일을 몇 해 전에 먼저 했던 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무대가 당연하지 않다는 걸 그가 자신의 위치에서 자각한 결과였으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아이유는 영화 <브로커> 관련 한 인터뷰에서 미혼모인 '소영' 역을 연기하면서 자신이 미혼모에 대해 아는 바가 없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 그는 한국미혼모가족협회에 자신과 팬덤의 이름을 합친 기부자명 '아이유애나'로 3년간 기부를 해오고 있다. 이 기부금은 미혼모 가족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 쓰였다고 한다. ('아이유애나'는 한부모가정, 소외아동, 독거노인 관련 재단에도 꾸준히 기부를 해왔는데, 그는 다른 것들과 달리 특히 미혼모를 위한 기부 의도를 구체적으로 밝힌 바 있다.)



노래를 들어보기 전에

입장을 정해야 한다면

 그러니까, 나는 남들의 기준에는 부족할지언정 17년차 뮤지션이 '좋은 직업인'이 될 수 있는 방식을 그동안 충분히 훈련했으리라는 작은 신뢰가 있다. 그것이 내가 그동안 가사를 직접 쓰는 싱어송라이터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유로부터 나온 것들(앨범 뿐 아니라, 무대 연출, 기부처 정하기를 포함한 것들)을 좋아했던 이유다. 나는 이러한 일들을 볼 때 아이유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영향력의 쓰임과 파장을 알고 있다고, 세상과 사회의 작동 원리에 대해 모르지 않는다고, 적어도 그정도로 나이브하지는 않다고 믿게 된다. 그래서 나는 그가 "Love wins"를 공개하기 직전에 이 용어에 대한 레퍼런스 조사를 마쳤고 그게 어떤 뜻인지 잘 알고도 쓰기로 했을 것이라고 본다. 한마디로 그렇게까지 멍청할리가 없다(고 믿고 싶다.) 


 어떤 말이 가진 본연의 뜻이 잘 드러나지 않는 방향으로 미진하게 그 말을 사용한 (것 처럼 보이는) 그를 탓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 또한 이해한다. 내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Love wins'라는 제목의 아이유 신곡이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얼마나 일상적으로 스트리밍 될 수 없는 종류의 음악일지, 노래를 들어보기도 전에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되는 건 왜일지, 들어보고 또 헤아려볼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니까. 똑같은 걸 보고도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이는 순간은 이번이 처음인 것도 아니니까. 아마도 아이유를 향해 실망을 표하는 쪽은 반복된 역사를 겪은 이들일 것이다. 투쟁을 통해 수호한 언어가 지워지고 의미가 희석되면서 결국 자신의 존재까지 사라지는 일 말이다. 그러나, 지금 아이유를 향해 쏟아지는 말들에서 요점은 적고 트집 잡기와 출처 모를 분노가 더 많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멍청하고 나이브한) 널 일깨워주고 싶다"인가? 아니면 "우리는 (사랑이 이긴다는 구호를 평생 외쳐야 할) 누구누구다"인가? 



2024년 1월 19일, 변경된 티저 © EDAM엔터테인먼트


 여기까지 쓰고난 후, 아이유가 이번 신곡 제목을 'Love wins'에서 'Love wins all'로 변경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속사 측은 "혐오 없는 세상에서 모든 사랑이 이기기를, 누구에게도 상처되지 않고 곡의 의미가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라는 당부를 전했다. 그 당부에 나의 바람도 얹는다. 아이유의 'Love wins all'은 오는 24일 발매 된다. 


월요일에는 대중문화를 큐레이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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