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 선거 결과가 나왔습니다.
내가 대만 선거까지 신경 써야 해?
대만과 중국 사이의 관계는 우리나라에 매우 중요합니다.
- 1. 우리나라와 가장 많이 무역하는 나라가 중국이에요.
- 2. 대만산 반도체 공급, 중국 내 부품 공급, 공장 운영 등이 어려워지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전기차, 가전제품, 반도체 산업 등에 타격이 갈 수 있어요.
- 3. 중국과 대만 사이에 있는 바다(대만해협)는 전 세계 무역선이 가장 많이 오가는 길목 중 하나예요.
이 때문에 대만과 중국 사이에 전쟁이라도 난다면, 우리나라는 당사자 못지않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피해 본다는거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자면...
- 1. 주변 바다, 우리나라 최애 무역길이야 :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대만해협과 그 부근에서만 우리나라 해상 운송량의 33.27%가 지나다니고,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주요 자원 및 제품 부문에서만 하루에 4452억 원의 손해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대요. #해당 링크
- 2. 전쟁은 저기서, 피해는 여기도 :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만과 중국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면 한국의 GDP 23.3%가 한 번에 날아갈 수 있어요. GDP의 40%가 날아갈 것으로 보이는 대만보다는 작은 피해지만, GDP의 16.7%가 날아갈 것으로 보이는 중국보다는 훨씬 더 큰 피해죠.
알아둘 필요는 있겠네. 그래서, 대만 선거 결과가 어땠는데?
한 줄로 요약하자면, 친미를 표방하는 후보와 친중을 표방하는 당과 제3지대를 표방하는 이들이 각각 성과를 가져갔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주요 세력은 3곳이었는데요.
- 자유를 외치며 친미 노선을 탄 민진당(민중진보당)
- 평화를 외치며 친중 노선을 탄 국민당(중국국민당)
- 민생을 외치며 제3지대에 선 민중당(대만민중당)
이번에 이뤄진 총통*을 뽑는 선거와 입법위원*을 뽑는 선거에서,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총통 선거]
친미 쪽 민진당 후보 : 40.05%
친중 쪽 국민당 후보 : 33.49%
제3지대 민중당 후보 : 26.46%
[입법위원 선거]
친미 쪽 민진당 측 : 51석 (원래 61석이었는데 10석이 날아갔어요.)
친중 쪽 국민당 측 : 52석 (원래 38석이었는데 14석이 추가되었어요.)
제3지대 민중당 측 : 8석 (원래 5석이었는데 3석이 추가되었어요.)
해당 선거 결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어요.
- 1. 총통편 : 아슬아슬 친미 승! : 그간 대만에서는 8년 주기로 정권이 교체되곤 했는데요. 이를 뒤집고 이번에 민진당이 3연속 집권을 해냈습니다. 다만 아슬아슬한 승리였다는 평이 많은데요. 고작 40%로, 과거 45.63% 득표율 속에 패배한 2012년 총통 선거보다도 나쁜 성적이었거든요. 제3지대 민중당 후보가 유의미한 득표율을 보이며 야당표를 갈라준 덕에 간신히 이겼다는 것.
- 2. 입법위원 편 : 아슬아슬 친중 승! : 1석 차이로 야당인 국민당(52석)이 여당인 민진당(51석)을 이겼습니다. 다만 과반의석을 차지하진 못해서, 국민당 마음대로 법을 만들고 통과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하죠.
- 3. 제3지대 편 : 캐스팅보트 쥔 민중당 : 집값 잡기, 임금 올리기 등 민생 관련 공약을 내세운 민중당 총통 후보가 26.46% 득표율을 확보하며 존재감을 보여줬어요. 더불어 입법위원 선거에서도 8석을 차지해서, 거대 양당의 의견이 갈릴 때에는 민중당의 결정이 캐스팅보트로 작용하게 되었죠.
*우리나라 기준, 대통령 정도로 볼 수 있어요.
**우리나라 기준, 국회의원 정도로 볼 수 있어요.
흠... 그래서 대만이 앞으로 어떻게 된다는 거야?
말씀드렸듯이 어떤 당이든 마음대로 행동하긴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일례로 이번에 총통으로 뽑힌 민진당의 라이칭더는 대만 독립을 외치며 중국에 맞서자고 주장하던 사람이었는데요. 당선 기자회견에서는 톤을 낮췄다고 해요. 대만이 이미 독립을 선언한 지 오래라며, 대만-중국 간의 현 상태를 유지하며 교류하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이야기했죠. 미국 대통령 바이든 역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현상유지에 한 표를 던졌구요.
2023년도 대만 내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만 국민도 대부분(60.7%)이 현상유지를 원했다고 해요. 독립을 원한 이들은 25.9%, 통일을 원한 이들은 7.4%뿐이었다고 하죠. 지금의 애매모호한 상태를 유지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다만 이 정도로 대만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가라앉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데요. 선거 기간동안 중국에서 군함/전투기 등을 띄워 무력시위를 하는가 하면, 일부 대만 제품에 대한 관세 혜택을 축소하기도 했거든요. 작년 말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시진핑은 대만을 통일할 것이라고 주장했었죠. 중국 외교부장 역시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중국 지방 사무일 뿐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겠다고 언급했구요.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외교적으로 전 방위에서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것.
이에 대만에서 군사력 업그레이드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친미 노선을 탔던 이전 차이밍원 정권에서 군 복무기간을 늘리고(4개월 -> 1년) + 제대한 여군도 예비군 훈련 받게 하고 + 비대칭 전력(대함미사일, 잠수함 등) 확보하고 + 미국에게서 8000만 달러의 군사 장비 지원금 계획 따냈던 것처럼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거에요.
++ 한편 한국은행 측에서는 "중국 경제가 어렵고 + 중국 정부가 미국과 친하게 지내려는 상황"인지라 -> 갈등이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대요. 특정 정당이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한 것도 아니기에, 중국을 대하는 태도가 더욱 적대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물리력을 행사할 명분이 딱히 없다는 거에요.
#한국은행 자료